
알베르 카뮈의 장편 소설 『페스트』는 1940년대 알제리의 해안 도시 오랑을 덮친 가상의 전염병 페스트를 배경으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과 실존적 고뇌, 그리고 부조리한 운명에 맞서는 연대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의사 베르나르 리유를 중심으로, 언론인 랑베르, 시청 서기 그랑, 타지에서 온 여행객 타루, 그리고 신부 파늘루 등 다양한 인물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재앙 앞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과 죽음에 맞서 싸우거나 혹은 도피하려 합니다.카뮈는 페스트라는 극한 상황을 통해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삶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절망 속에서도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연대하는 인간적인 저항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페스트는 단순한 질병을 넘어, 전쟁, 악, 혹은 인간이 통제할 수 ..

프란츠 카프카의 미완성 장편 소설 『성』은 어느 눈 덮인 겨울밤, '성(城)'으로부터 측량사로 임명받았다고 주장하며 마을에 도착한 K라는 인물이 성에 들어가 자신의 임무를 확인하고 정착하려 하지만, 끝내 성의 관료주의적이고 불가해한 시스템에 의해 좌절당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성은 마을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권위의 상징이자 접근 불가능한 영역으로 군림하며, 그곳에서 내려오는 지시나 규정들은 모호하고 비합리적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복종합니다. K는 성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애쓰지만, 그의 모든 노력은 성의 보이지 않는 벽과 관료들의 무관심,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배타적인 태도에 부딪혀 허사로 돌아갑니다. 이 소설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권력 구조 앞에서 개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