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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가?
어린이 책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른을 위한 철학적 이야기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자신이 살던 소행성 B612를 떠나 여러 별들을 여행하고 지구에 온 어린 왕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잊혀진 순수함, 우정, 사랑, 책임감, 그리고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풀어냅니다.

어린 왕자가 만나는 각 별의 어른들(왕, 허영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중요한 것들을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여우와의 관계를 통해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와 책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어린 왕자』는 세대를 초월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복잡하고 각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른이 되어버린 모든 이에게 어린 시절의 맑은 시선을 되찾아주고, 마음으로 보아야만 진실을 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비행과 사막, 그리고 별에 대한 묘사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하며, 독자들을 순수와 감동의 세계로 이끕니다.

사막에 피어난 순수, 별을 닮은 지혜: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의 『어린 왕자』(Le Petit Prince)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고 읽힌 책 중 하나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성찰을 선사하는 불멸의 고전입니다. 194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직접 그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시적이고 철학적인 언어로 인간관계의 본질, 사랑, 우정, 책임감, 그리고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잊히고 왜곡된 가치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함께, 우리가 회복해야 할 순수한 시선과 진실을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생텍쥐페리 자신도 비행사였으며, 사막에 불시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실제 경험은 작품에 현실감과 애틋함을 더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 속에 더욱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소설은 사하라 사막에 비행기 고장으로 불시착한 '나'(비행사)가 기묘한 소년, 어린 왕자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살던 작은 별 B612에서 사랑하던 장미꽃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별을 떠나 여러 행성을 여행한 후 지구에 도착한 참입니다. 그는 비행사에게 "양 한 마리만 그려줘"라고 부탁하며,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순수한 질문들을 던집니다. 비행사는 어린 왕자와의 대화를 통해 점차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순수함을 되찾게 됩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방문했던 여섯 개의 소행성에서 각기 다른 유형의 어른들을 만납니다. 첫 번째 별에서는 신하 없는 왕을, 두 번째 별에서는 자신을 칭찬해 줄 사람만을 기다리는 허영쟁이를, 세 번째 별에서는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술을 마시는 술꾼을 만납니다. 네 번째 별에서는 끊임없이 별의 숫자를 세며 소유하려고만 하는 사업가를, 다섯 번째 별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기계적으로 가로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을, 그리고 여섯 번째 별에서는 실제 탐험은 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보고만 받는 늙은 지리학자를 만납니다. 이들은 모두 어른들의 세계에 만연한 권위주의, 허영심, 자기기만, 물질만능주의, 무의미한 반복, 그리고 관념적인 지식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린 왕자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의 이상함과 이해할 수 없음에 고개를 젓습니다.

『어린 왕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은유로 가득 찬 작품입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순수한 눈을 통해 어른들이 숫자에만 집착하고, 겉모습에만 현혹되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세태를 비판합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단다"라는 여우의 말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서론에서는 이처럼 『어린 왕자』의 배경과 주요 등장인물, 그리고 작품이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들을 소개하며, 독자들이 이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도록 안내하고자 합니다. 이제 어린 왕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가 발견한 소중한 가치들을 하나씩 음미해 보겠습니다.

 

길들인다는 것, 그리고 장미의 의미: 관계의 무게

어린 왕자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 중 하나는 지구에서 만난 여우와의 관계입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줍니다. 여우는 "길들인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거지.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야."라고 말합니다. 이 가르침은 단순한 소유나 지배가 아닌, 상호 간의 이해와 관심, 그리고 시간을 들여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자신이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관계의 무게와 책임감을 일깨워줍니다. 어린 왕자는 여우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이 별에 두고 온 장미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처음에는 지구의 수많은 장미들을 보고 자신의 장미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여우의 말을 듣고 자신이 장미에게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벌레를 잡아주며 '길들였기' 때문에 그 장미는 세상의 다른 어떤 장미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에게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 B612에 두고 온 장미꽃은 사랑의 복잡하고 이중적인 면모를 상징합니다. 장미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허영심 많고 까다로우며, 어린 왕자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그 장미를 사랑했고, 그녀를 위해 걱정하고 보살폈습니다. 장미는 어린 왕자가 여행을 떠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지만, 동시에 그가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장미와의 관계는 사랑이란 단순히 즐겁고 행복한 감정뿐만 아니라, 때로는 고통과 책임감을 수반하는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길들여짐으로써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비행사가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 역시 일종의 '길들여짐'입니다. 비행사는 처음에는 어린 왕자의 엉뚱한 말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그의 순수함에 마음을 열고 그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어린 왕자가 떠난 후에도 비행사가 그를 그리워하며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길들여진 관계가 남기는 깊은 여운과 소중함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숫자'와 '중요한 것'의 대비는 지속적으로 강조됩니다. 어른들은 "그 애가 새로 사귄 친구가 몇 명이니?", "그 애 아버지는 돈을 얼마나 버니?"와 같이 숫자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에만 관심을 갖지만, 정작 "그 애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는 나비를 수집하니?"와 같이 본질적이고 내면적인 것들에는 무관심합니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의 이러한 세태를 비판하며,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진정한 가치를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비행사가 처음 어린 왕자에게 집 그림을 그려주었을 때, 어린 왕자는 그 집의 벽돌 색깔, 창문의 제라늄, 지붕의 비둘기 등을 묻는 대신 "그 집은 백만 프랑짜리니?"라고 묻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생텍쥐페리는 이러한 대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피상적인 가치관을 비판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습니다. 어린 왕자가 경험하는 모든 만남과 사건들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 어린 왕자가 남긴 선물

어린 왕자는 지구에 온 지 일 년이 되던 날, 뱀에게 물려 자신의 별 B612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의 육체는 지구에 남겨지지만, 그의 영혼은 그가 사랑하는 장미꽃에게로 돌아갑니다. 어린 왕자와의 이별은 비행사에게 깊은 슬픔을 남기지만, 동시에 소중한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비행사는 이제 밤하늘의 별들을 볼 때마다 어린 왕자를 떠올리며, 그가 남긴 웃음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린 왕자와의 만남을 통해 비행사는 잊고 지냈던 순수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어린 왕자가 비행사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입니다.

『어린 왕자』는 간결하고 시적인 언어, 그리고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삽화를 통해 복잡한 세상의 이면을 꿰뚫어 봅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진리를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 진정한 사랑, 진정한 우정은 겉모습이나 숫자로 평가될 수 없으며, 오직 마음으로 느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우리가 어떤 대상에 시간과 정성을 쏟고 '길들이면', 그 대상은 우리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됩니다. 이러한 관계의 소중함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인간적인 유대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린 왕자가 만나는 여러 별의 어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에 몰두하며 살아갑니다. 생텍쥐페리는 이러한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능력, 순수한 호기심, 그리고 타인과 진정으로 관계 맺는 능력일 것입니다.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시선을 회복하고, 삶의 본질적인 가치들을 다시금 되새기라고 권합니다. 복잡한 계산과 이해타산보다는 단순한 진심과 순수한 마음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결론적으로, 『어린 왕자』는 단순한 동화를 넘어, 모든 세대에게 깊은 감동과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학의 정수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잠시 잊고 지냈던 순수한 마음을 되찾고, 우리 주변의 소중한 관계들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어린 왕자가 남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들을 품고 있을 때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각박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선물하는 영원한 친구와 같은 작품입니다. 아직 어린 왕자를 만나보지 못했다면, 혹은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 아름다운 여행에 동참해 보시길 권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분명 어린 왕자가 숨겨 놓은 우물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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