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여러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생존한 정신과 의사이자 로고테라피(의미치료)의 창시자인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극한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고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감동적인 기록입니다. 이 책은 수용소의 비인간적인 실상과 그 속에서 인간이 겪는 심리적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가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을 역설합니다.프랭클은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이 인간을 살아있게 하는 원동..

알베르 카뮈의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는 인간 삶의 근원적인 '부조리'를 인식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담은 작품입니다. 카뮈는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 즉 신들에게 벌을 받아 산 정상까지 거대한 바위를 밀어 올리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바위가 다시 굴러떨어져 영원히 헛된 노동을 반복해야 하는 인물을 통해 인간 실존의 부조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그는 인간이 이성적으로 세계의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세계는 그에 대해 침묵하며, 이러한 인간의 열망과 세계의 비합리적인 침묵 사이의 간극이 바로 '부조리'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카뮈는 이러한 부조리 앞에서 절망하거나 자살하는 대신, 부조리를 명철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서 '반항'하며 '자유'를 누리고 ..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는 작가 자신이 젊은 시절 깊은 영향을 받았던 14권의 고전을 소개하며, 그 책들이 던졌던 질문과 그로부터 얻었던 깨달음을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성찰하는 지적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책 소개나 독후감을 넘어, 각 고전이 탄생했던 시대적 배경과 그 안에 담긴 치열한 문제의식,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와 청춘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연결하며 깊이 있는 사유를 펼쳐냅니다. 『죄와 벌』, 『공산당 선언』, 『전환시대의 논리』, 『코스모스』 등 문학, 역사, 철학, 과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고전들을 통해 작가는젊은 날 자신이 품었던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과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는 1950년대 한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도시에서 온 소녀와 순박한 소년의 짧고 순수한 첫사랑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필치로 그린 작품입니다. 개울가에서 우연히 만난 두 아이는 처음에는 서먹해하지만, 이내 서로에게 이끌려 함께 들꽃을 꺾고, 개울을 건너고,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피해 오두막에 숨으며 잊지 못할 순간들을 공유합니다.소년은 소녀의 맑고 싱그러운 모습에 설레고, 소녀는 도시 아이 특유의 활기참과 순수함으로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짧고 강렬하게 찾아왔다가, 소녀의 병과 죽음이라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비극적으로 스러집니다.황순원 작가는 배경 묘사와 인물 간의 간결한 대화, 그리고 소년의 내면 심..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흉측한 벌레로 변해버린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의 기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 소외,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을 그린 중편 소설입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평범한 가장이었던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한 후, 그동안 그에게 의존하며 살아왔던 가족들로부터 점차 외면당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합니다.그의 변신은 단순한 신체적 변화를 넘어, 사회적 효용 가치를 잃은 개인이 어떻게 인간적인 관계로부터 단절되고 존재의 의미를 상실해 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카프카 특유의 건조하고 사실적인 문체로 묘사되는 비현실적인 상황은 독자에게 낯선 공포감과 불안감을 안겨주며, 그레고르의 고립과 절망은 현대 사회의 소외된 개인들이 겪는 소통 부재..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원제: The Course of Love)는 그의 데뷔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이후 20여 년 만에 발표된 사랑에 관한 또 다른 철학적 탐구입니다. 이 작품은 한 커플, 라비와 커스틴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결혼 이후 이어지는 길고 복잡한 관계의 여정을 현실적이고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전작이 사랑의 시작과 열정, 그리고 이별의 아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낭만적인 사랑의 환상이 깨진 후,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이 어떻게 갈등하고 타협하며 관계를 지속하고 성숙시켜 나가는지를 섬세하게 탐구합니다. 드 보통은 육아의 어려움, 소통의 부재, 성격 차이, 외도에 대한 유혹 등 결혼 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문제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행복하게 오래오..